(Re_view) 매트릭스 레저렉션 리뷰 | 20년 만의 속편, “선택은 결국 당신의 몫” (2021)

CHRP (채널라디오피플)
7월 26일
5분 분량

본 포스팅은 2021년 11월 24일 문화유랑단 블로그를 통해 공개된 내용입니다
본문의 내용을 옮겨오되, 일부 축약하며 수정했음을 밝힙니다.

문화 유랑단 REview :: 매트릭스 -레저렉션- (2021)

<SF, Si-fi, 액션 | 15세 이상 관람가 | 148분 | 감독 : 라나 워쇼스키 | 주연 : 키아누 리브스, 캐리 앤 모스 외 >

한줄평 : 선택은 결국 당신의 몫 (★★★)

:: 본 리뷰에는 영화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담겨있습니다 ::

🎬 스타일리시한 유산과 기대의 간극

흔히 매트릭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STYLISH다. 오랜 팬이든, 이름만 들어본 관객이든, 이 시리즈는 독창적인 세계관과 전위적인 연출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전매특허인 화려한 액션 시퀀스와 컬러감은 지금 다시 보아도 따라올 작품이 드물 정도다. 그렇기에 본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던 시점에서 여러 호불호가 발생했어도 대부분 걱정하지 않았던 지점을 꼽자면 특유의 STYLISH만큼은 여전할 것이다 라는 지점이었으리라 생각한다.

20년 만에 돌아온 속편이자 4편인 레저렉션 또한 스타일리시함의 잔향은 일정 부분 남겨두었지만, 아쉽게도 쌓여있던 기대치를 완벽히 충족시키지는 못한다. 물론 20년이 넘은 시리즈에서 과거의 신선함을 그대로 재현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를 극복하고자 기존의 레거시를 최대한 활용한 시도는 돋보였지만, 결과적으로 새로움보다는 낡은 기억의 재탕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물론 시리즈의 4번째 작품인 본편의 출발에서 부터 변화를 예고했었고, 그것을 어느 정도 감당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발휘되긴 했다. 그러나 감당한 결과물은 발전보다는 퇴보의 그림자가 더 짙다. 절대자의 포지션으로 불리던 인물들은 맥 빠지고 힘을 잃은 듯 보이고, 전반적인 시퀀스는 밋밋하게 흐른다. 전매 특허였던 액션 시퀀스의 부재는 이를 가장 반증하는 대목으로써, 특히 과거 3부작 에서 느껴졌던 원화평 감독 특유의 속도감과 강렬함이 사라진 점은 뼈아프다. 만약 그 요소 만이라도 살아 있었다면 결과는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적어도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며, 이 부분이야말로 가장 아쉬운 지점이라 생각한다.

🎬 무너진 서사와 흔들리는 정체성

매트릭스 레저렉션의 시나리오만 두고 본다면 전개 흐름에서 큰 아쉬움을 남긴다. 빠르고 타이트한 서사를 기대했던 팬들에게, 이번 작품은 지루하고 늘어진 템포로 다가온다. 전작 레볼루션 이후 60년이 흐른 세계를 배경으로 시작 하지만, 상영 20분 만에 지루함이 밀려오며, 집중력을 잃은 관객들이 속출하는 이유를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속편으로서 대담하게 변화를 시도했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다. 액션은 명성에 걸맞지 않게 약해졌고, 네오의 활약도 탱커 수준의 방패막이 같은 모습으로 축소된다. 가상 공간, 시공 초월 등 매트릭스 특유의 장치가 있음에도 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해 그림자만 짙어진다. 결국, 시리즈 특유의 강렬함 대신 빈약한 긴장감만이 남는다.

또한 캐릭터의 재해석도 모호해졌다. 정체의 애매함과 설득력이 뒷받침 될 뿐이다. 기존의 카리스마는 사라지고, 스미스와의 혼합 설정이 추가된 새로운 모피어스, 원작 배우 부재로 임팩트가 부족하며, 강렬함이 반감된 스미스, ‘아키텍처’의 계승자 같지만 애매한 포지션, 명확한 악역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주인공 일행에게 억지만 늘어놓는 것으로 묘사되는 애널리스트, 니오베의 젊은 시절과 기존 트리니티와 모피어스의 역할을 혼합했지만 힘이 부족한 벅스까지. 묘사하는 캐릭터들의 방향성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가득 남는다.

가장 임팩트가 컸던 네오와 트리니티의 관계 또한 그렇다. 시리즈를 관통하는 상징인 네오의 존재감은 줄고, 트리니티의 각성이 중심 서사를 이끈다. 이 변화는 신선한 접근법이었지만, 기존 팬들에게는 배신감으로 다가올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물론 키아누 리브스가 언급했듯 이번 작품은 러브스토리에 더 가깝다. 그렇기에 이해 가능한 선이 마련된 것 또한 사실이지만, 시나리오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 기반이 흔들리면서 서사의 힘도 약화되었고, 팬들이 기대한 네오의 각성은 찾아보기 어렵다. 포지셔닝의 변화는 분명 새롭기도 했지만, 왠지 모를 둘의 변화된 대비를 통해 작품과 함께 늙고 있는 팬들에게 있어서는 아쉬움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그것이 매트릭스 레저렉션 평가에 있어 대체로 서사의 느슨함과 정체성의 흔들림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을 무수히 받는 요인이 되지 않나 싶다.

속편으로서의 부재와 시리즈의 영광이 충돌하는 순간, 관객은 고민할 수밖에 없다. 트리니티의 대사처럼, 네오 역시 혼란에 빠져 있고, 관객 또한 선택의 기로에 선다. 엔딩 크레디트를 보고 나면, 많은 이들이 속으로 중얼거렸을 것이다. 마치 트리니티가 그랬던 것 처럼.

“나의 꿈은, 여기에서 끝났어.”

트리니티가 전한 이 대사에는 시리즈를 지켜온 팬들에게 씁쓸한 여운을 남기며, 레저렉션이 던진 질문은 결국 “이 속편을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물음으로 귀결된다.

🔴 What is the Matrix? – 남겨진 유산과 새로운 메시지

위처럼 다양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매트릭스 속편 평가에서 긍정적인 시각 또한 존재한다. 단순히 망가져버린 작품이라 하기엔 매트릭스 레저렉션은 폄하하기에는 아까운 요소들을 지니고 있다. 이 작품은 3부작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세대를 위한 서사를 풀어내며, 여전히 매트릭스다운 전개와 리듬을 보여준다. 기존 세대와 새로운 세대의 간극을 인지하고, 그 이유와 당위성을 자연스럽게 부여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판단은 각자의 몫이겠지만 비슷한 세대교체를 다룬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보다 최소 안정적이라는 평가도 가능하다.

비판받는 캐릭터 연계성에도 나름 설득력이 있다. 현재의 미스터 앤더슨은 과거의 전설과 현실을 조화시키며, 스미스에 가까운 힘을 가진 새로운 모피어스는 존경심을 반영한 인물로 등장한다. 물론 원작 모피어스의 희생은 아쉽지만, 니오베의 변한 신념과 새로운 리더십은 세계관을 지탱하는 장치가 된다. 네오를 지지하던 리더의 내러티브는 완전히 변질되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

불편하지만 매트릭스 다운 시도 또한 엿보인다. 속편 특유의 부담 속에서도 창작자는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토마스 앤더슨이 반복 적으로 창작의 한계와 대중의 기대를 마주하는 모습은, 속편 제작의 현실을 은유 적으로 보여준다. 팬들에게 불편하게 느껴질 연출과 대사도, 창작자가 ‘매트릭스는 이래야 한다’라는 강박 속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물로 연결 지어볼 수 있었다. 이러한 지점은 애널리스트의 대사 “그들은 결국 이곳에 갇혀있는 것을 원할 것이다”는 언급을 통해 겉으로 보이는 평화와 번영 속에 숨어 있는 현실의 아이러니를 비춘다. 사실상 스마트폰과 이어폰에 묶여 러닝머신처럼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은, 오늘날 미디어에 잠식된 인간 사회를 날카롭게 꼬집는다. 이를 통해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인 “진실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여전히 던지게 만든다.

이제는 가쁜 숨을 내쉬며 혼란을 맞이하는 네오는, 과거의 강인한 메시아와 다르다. 어쩌면 그것은 세월이 흐르며 변한 우리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기도 하다. 쿠키 장면의 대사와 열쇠 가게에서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인지,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것인지를 말이다. 결국 20여년이 넘은 뒤에 나온 작품 또한 던지는 화두도 동일해지는 점일 것이다. “선택은 결국 당신의 몫이다.”

🔵 속편의 숙명 – 유산과 함께 짊어진 무게

매트릭스 레저렉션은 한 시대를 대표했던 걸작의 속편으로서,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받는 운명을 피할 수 없었다. 창작자의 의도와는 달리 해석이 확장되고, 과거의 기억과 새로운 시선이 뒤섞이며 등장한 본 작품이 아이러니 하게도 20년 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논쟁이 커져 갔다. 유산과 함께 짊어진 무게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는 대목일 것이다.

사실상 오늘날 영화계는 리부트와 속편으로 가득하지만,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수많은 실패작들이 쌓여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새로움은 줄었고, 최소한 과거의 재미를 보장하기조차 쉽지 않다. 마치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가 겪었던 전례를 떠올려 보면, 레저렉션은 그나마 안정적이고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창작자에게 이 속편은 큰 고뇌의 산물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의 결과물을 내놓은 것만으로도 경의와 감사를 표하고 싶긴 하지만.

이를 통해 매트릭스 레저렉션 리뷰의 결론을 지어보자면

상업적 성공 가능성? → 낮다.
속편으로서 가치? → 있다.

이미 결과 또한 이렇게 나온 작품이 되어 버렸고, (여러 공방과 사연이 있었지만 정작 워너브라더스 내부에서는 실패로 보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1편과도 같은 혁명적 등장은 더 이상 불가능할지라도, 이 작품은 여전히 시리즈 내의 유산으로서 충분히 의미 있는 존재다. 호불호가 갈리는 것도, 결국 매트릭스라는 테마의 본질이자 매력이기 때문일 것이다.

🐱Cookie

1편의 기조와 구조를 적절히 이어가는 사운드 트랙의 구성은 좋았다. 이번 작품의 메인 테마로 볼 수 있는 곡인 White Rabbit도 좋은 선택이었다. 단, 엔딩곡은 좀 거시기했다. (그냥 원곡쓰지,,)

🎙Jefferson Airplane - White Rabbit 듣기 (youtube)
작품 개봉시기에 맞춰 PS5와 Xbox Seris X|S로 무료 공개했던 '매트릭스 : 어웨이큰'이라는 데모 작품이 오히려 더 속편 같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다 떠나서 이렇게 하나 풀로 게임 만들어주면 덧나나...)
(참고로 해당 데모는 기간제 한정으로 제공되어 현재는 다운 받을 수 없습니다. 아쉬워요.😥)

🎮(demo) The Matrix : Awakens 보기 (youtube)

* 최종 수정 : 2025년 7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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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_view) 매트릭스 레저렉션 리뷰 | 20년 만의 속편, “선택은 결국 당신의 몫”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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