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23 '내가 "삘"받은 음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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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BB2

(칼럼) 2023 '내가 "삘"받은 음악들'

채널라디오피플의 메인 사이트와 이전 작업이 진행되고 콘텐츠들이 일부 이전 작업이 진행된 결과물을 보던 어느날. 과거 이리저리 마구 휘 갈긴 포스팅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졸라 오래도 되었네 쓰바...'


그렇다. 뒷담화 어워드 라는 회차를 과거 몇 년간 해오다 중단한 이래로, 어쩌면 내 음감 생활 또한 꽤 명랑하지 못했다. 몇 년 간은 Digging의 고행을 체감하기 바쁘고, 과정을 포함한 요즘에 이르기까지는 늘 부족한 살림살이를 채우기 위해 고군분투를 일삼았으니. 음감 이라는 이 단순한 여가 조차도 귀 기울이지 못한 것은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뻘쭘과 식겁한 기분이 살포시 올라오던 그때, 지나가던 크루가 가뿐히 거들었으니..


'혹시... 올해는 추천 가능하세ㅇ....??'


그래. 이만하면 숙제할 때도 되었지. (몇 년 동안 처 안한건 반성해야지?)

여튼 사족이 길어진다는 것은 늘 고백 하건데, 졸라 뻘쭘해서 그런 것이니 걍 시작하겠다.


 

< 내 멋대로 정해본 2023 '내가 "삘'받은 음악들' >


#.1 :: Zion.T - 모르는 사람 (12월 06일 발매)



예전에도 그랬겠지만, 개성 넘치는 뮤지션들은 어느 세대를 막론하고 존재해왔다. 자이언티 또한 일종의 유니크함을 지닌 뮤지션이라는 인식은 많은 이들의 공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중음악과 거리가 멀어지면서 부터 한두가지 히트곡을 외우고 있는게 다행일 정도로 기억은 희미해진다. 나에게도 자이언티는 그렇게 인식되던 뮤지션이었다.


그러나 여느 날처럼 유튜브를 보던 와중에 뜬금없이 최민식 배우가 보이길래 눌렀다가 '이게 뭐야?' 싶었던. 여러 의미에서 충격 적인 의미로 다가온 '모르는 사람' 자이언티가 12월에 발매한 정규 3집 <Zip>에 수록된 곡 이라던데, 여타의 관점 보다도 우선 '최민식' 이라는 당대의 대 배우가 자이언티 라는 뮤지션의 MV에 나온다는 것은 굉장히 생소한 광경으로 다가왔다. 뮤직비디오에서 대사 한마디 없는 그가 보여주는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하지만 대 배우의 출연으로 가리워질 정도로 곡에 의미가 퇴색될 수준은 아니다. 오히려 어수룩하게 입고 있는 의상의 모습과 풍경이 대조를 이루듯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쉽고 단순한 멜로디에 기억에 맴돌 Hook과 자이언티 특유의 라임은 그가 단순히 시대적으로 잘 타고난 아티스트라는 개념을 벗어나, 분명한 컬러를 가지고 있는 점을 부각 시키기 충분했다. 솔직히 이후로 다른 곡 들은 아직 들어보지 않았지만, 그가 선보인 새로운 챕터의 포문으로 선택된 오프닝으로써는 나무랄 것이 없는 풍족 스러운 제안이다. 우연히 마주쳤으나 반갑게 조우한 대상을 떠올려본다.




#.2 :: Love Lee - AKMU (08월 21일 발매)



올해 들어본 곡 들을 다시 복기 해보며 추리는 과정에서 플레이리스트와 차트 데이터들을 살펴보면서 확실히 치우쳐진 상황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아이돌 천하로 불리는 현 시장의 흐름에서 AKMU (악동뮤지션) 이라는 듀오가 보여주는 행보는 이색적으로 보여질 수 밖에 없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아직도 영하고 힙한 이들이지만 이들 또한 엄연히 10년을 바라보고 있는 중견(?)가수라는 것을 보면, 빨라도 너무 빠른 세월의 야속함에 탓 좀 하게 된다.


이들의 새 싱글 Love Lee는 이들의 어깨에 쓸때 없이 많이 들어 가있는 힘과 자칫 올드 함으로 접어들지 모를 그들의 딜레마 (개인적인 생각이 그렇다)를 어떤 식으로 털어버릴 것인가 라는 질문에 답이다. 그저 부담 없이 트랜디 함을 선택해서 운영하지만, 그들이 지닌 순수 역량 만으로 돌파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꽤나 가벼운 구성이지만, 그들이 쌓아온 내공이 어떤 식으로 결합하여 효과적으로 표출되는 가를 보고 있자면 매우 흥미로워진다. 어느덧 10년 차에 접어든 그들 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젊고 괜찮은 미래가 돋보이는 그들이기에 이번 싱글에서 내놓은 그들의 답이 무척 만족스럽고 같이 흥겨워 해볼 수 있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들은 늘 소소하지만 유쾌한 시도를 자주 해왔고, 그 와중에서도 악뮤라는 브랜드에 걸 맞는 컬러를 가지고 있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뿐이다. 아무리 트랜드한 음악을 선곡하고, 뻔해 보이는 구조로 흘러간들, 악뮤는 결국 악뮤이다.




#.3 :: 뉴진스 - ETA (07월 21일 발매)



[모르는사람]을 선정하면서 잠시 이야기한 그대로, 사람이 나이를 먹을수록 최신이라는 흐름에서 동떨어지게 되기 마련이다. 다양한 문화의 물결이 쏟아지고 있는 요즘에는 더욱 이러한 경향이 도드라지기 마련이다. 어쩌면 그 최첨단의 선봉장에 서있는 것이 바로 K팝 이라는 문화라고 여겨진다. 1년에도 수많은 그룹들이 데뷔와 런칭을 맞이하고, 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부류는 극소수를 이루는 것이 우리네 삶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일 때도 있어, 어쩌면 의도적으로 도외시하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반대 급부로 보면 너무도 천편일률적이라는 느낌이 적지 않다는 것도 있겠지만.


하지만 뉴진스 라는 그룹을 알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 가장 중심이 되는 음악적 완성도 측면이었다. 작년 데뷔하여 Hype Boy라는 메가 히트를 탄생 시키며 그 존재감을 각인 시킨 이들이 올해 다시 새로운 곡으로 한번 더 열풍을 이어가는 것을 보며, 이들의 역량이 보통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K팝의 근간이 된다는 비주얼과 스타일. 여기에 자신들의 색채가 유감 없이 발휘되는 음악성의 결합은, 이들이 단기간에 사라질 그룹이 아니라고 판단되기 충분했다.


그런 의미에서 ETA 또한 이들의 역량의 총집결을 보여주는 동시에 K팝이라는 장르가 여러 문화와 결합되어 확장되는 것을 극대화 시켜 보여준 곡이다. 요약하면 '누구나 한번 쯤 반드시 귀에 끌렸던 음악'이라고 총평 할 수 있을 것 같다. 스타일은 정반대의 느낌이지만 공식은 Hype Boy나 여타 다른 곡들과 동일하다. 상당히 계산 적이고 치밀하지만 영리한 선택이다. 올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대중들이 어디에서나 들어봤을 것이고, 어디에서나 보았을 법한 음악을 단 한 곡만 꼽아보라면 개인적으로는 단연 이 곡이 아닐까 싶다.




#.4 :: APNEA - Ph.D (feat E-Paksa & Noriaki) (06월 02일 발매)


올해 유튜브 상에서 이박사 관련 컨텐츠가 자주 보여지곤 했다. 몇몇 곡 들을 찾아서 듣다 보니 알고리즘이 그것을 따라 적용된 것 같은데, 이 곡 또한 그런 과정에서 알게 된 곡이다. 피처링 곡인 것은 듣지도 않고 알았지만 막상 클릭해서 들어보니 생각보다 쫄깃한 사운드가 나온다. 여기다 일본에서 특색 있는 뮤지션으로 알려진 노리야키 까지 참여한 것이라니.


정작 음악을 듣다 보니 느낀 점은, 요즘 시대의 락 이라는 음악이 변주를 거듭하는 중임을 실감한 부분이다. 락 이라는 장르 또한 이제 클래식의 경계로 접어들 만큼 오래된 유산인데, 한편으로는 시끌 시끌하게 두들겨 패는 듯한 막강한 사운드의 느낌이 전자음 으로 뒤섞이는 점은 애석하다고 해도,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형태로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는 점에서 락 장르의 변주가 어디까지 이루어질지 궁금해지는 대목이었다. 어떤 식으로 합을 맞췄을지 궁금했던 이박사와 노리야키의 피처링 또한 자신들의 포지션을 명확하게 표출하면서도 완성도 측면에서 안정적인 결과물로 들려주었다.


애프니어라는 팀이 조금은 생소하게 들리긴 했는데, 나름 구력을 갖춘 팀이기도 하고, 이번에 새로이 멤버를 영입해 재정비를 마치고 선보이는 작업물 치고는 꽤나 다양한 시도를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가능성을 전달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였지만, 앨범 전반적으로는 정확한 경계를 보여주지 않아 이것이 장점일지 단점일지 모호해지는 대목이다. 다만, 이들이 공식적으로 추구하는 장르는 Electronica & ROCK으로 잘못된 결과물 이라고는 볼 수 없겠지만.




#.5 :: Fifty Fifty - Cupid (02월 24일 발매)



K팝이라는 장르가 한 국가를 넘어 범 지구 적인 장르로 탈 변화되는 요즘. 아직도 빌보드 차트에 K팝이 등장하는 광경은 다시 봐도 생소하기만 하다. 그만큼 우리로써는 국뽕이 차오를 수 있는 최적의 요건을 갖춘 것일지도 모른다.


다만 모든 과하면 체하는 법. 잘 나가던 K팝이라는 문화 또한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일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4번째로 선정한 피프티 피프티의 큐피트 되겠다. 중소기업의 신화로 불리는 그룹들은 그간 로컬 에서는 간간히 보여졌으나 이것이 빌보드에서 통용된 것은 다른 이야기가 된다. 이들의 데뷔와 함께 얼마 지나지 않아 빌보드에 등장한 것은 운이 작용한 점도 따라주었겠지만, 어떤 기호에서 시장을 공략하고자 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곡이기도 하다. 다소 심심하게 들릴 수도 있는 보컬라인과 가벼운 디스코라인을 바탕으로 하는 곡의 구조는 K팝이 보여주는 파워풀과 버라이어티와는 정 반대의 위치를 차지하지만, 역설적으로 현지에서 먹히는 음악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그룹에 얽힌 내홍은 굳이 적지 않아도 될 만큼 온 세상에 알려졌기에 생략하더라도, 이 곡에서 주는 편안함이라는 느낌은 K팝이라는 장르가 대중에게 보여주는 편중을 일부 해소 시킬 만큼 다양한 기획력과 전달력이 있는 장르라는 것을 보여준 것에 이 곡에 의의를 둘 수 있겠다. 실제 필자 또한 무언가를 하기에 심심하게 틀어 놓을 만큼 이만한 곡은 없어 보인다. 그렇기에 이 한 곡에서 보여준 값어치가 의외로 K팝 전반적으로도 적지 않기에, 사태가 잘 마무리 되어 꼭 이 다음을 보여주었으면 싶다. 원히트 원더로 묻히기엔 꽤 아쉬운 성공이자 K팝의 뼈아픈 상처로 남겨질 것이다.




WRITTEN BY BB2



자이언티 : 모르는 사람 © THEBLACKLABEL AKMU : Love Lee © YG ENTERTAINMENT

NEWJEANS : ETA © ADOR / HYBE LABELS

APNEA : Ph.D © APNER / POCLANOS

Fifty Fifty : Cupid © ATTRA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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